크툴루 신화의 마도서 ‘네크로노미콘’, 콜렉터 위한 ‘북 아트’ 형태로 재현

  • 기사등록일 : 2021-07-02



이매망량과 포웍스컴퍼니가 H. P.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로 유명한 ‘네크로노미콘’의 재현본 제작을 위해 소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서 7월 2일부터 8월 31일까지 펀딩을 진행한다.

‘네크로노미콘’은 H. P. 러브크래프트의 소설 ‘The Hound’(1924)에 처음 등장한 이후 크툴루 신화는 물론이고 여러 영화와 드라마 등의 파생작품에 큰 영향을 준 가상의 책이다. 이후 네크로노미콘의 디자인과 내용은 다양한 방식으로 창작됐다. 하지만 개인 소장품이나 영화 등의 용도로 한두 권을 만드는 것이 아닌 재현은 최초의 시도라 할 수 있다.

That is not dead which can eternal lie,
And with strange aeons even death may die.

영원히 누워있을 수 있는 것이 죽음은 아니며,
기이한 영겁 속에서는 죽음마저 죽으리니.

필립 하워드 러브크래프트, ‘크툴루의 부름’ 중

네크로노미콘의 표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인피(사람의 피부) 또는 수수께끼의 모피로 만들었다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많은 상상의 여지를 열어 줬다. 이 책에서는 그 포인트를 최상위 품질의 이탈리아제 푸에블로 가죽으로 잡았다. 푸에블로 가죽은 무두질의 과정에서 쇠 구슬을 사용해 인위적인 데미지를 준 가죽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똑같은 상품이 없이 각각 고유한 무늬를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명품에 사용되는 가죽을 과감하게 선택해 이 책의 기획 방향이 평범한 도서라기보다는 ‘북 아트’를 추구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해준다. 포웍스컴퍼니는 단언컨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되는 작업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가죽 색상은 세 가지로 구성된다. 탄(Tan), 올리브(Oliva) 그리고 네츄럴(Naturale)이다. 탄은 사람들이 가죽이라고 할 때 떠올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색상이며, 올리브는 크룰루가 상징하는 심해인들 또는 이그의 후손들인 파충류의 피부를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인위적인 염색처리를 하지 않은 네츄럴 컬러는 갓 벗긴 가죽의 질감으로 투박하지만 ‘네크로노미콘’이라는 설정에 가장 어울리는 질감을 전해 줄 것이다.

이 책은 총 19명이 내용을 채운다. 6명의 소설가, 6명의 시인, 일러스트레이터 6명, 그리고 1명의 평론가가 참여한다. 소설가, 시인, 일러스트레이터는 각기 1명씩 팀이 돼 서로의 작품을 완성한다. 일러스트레이터는 글에서 영감을 받아 미니 일러스트를 그리고, 소설가나 시인은 일러스트를 보고 짧은 작품을 만든다.

서로 다른 장르의 작가들이 만나 서로의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참여 작가는 다음과 같다.

△소설가 이태형, 권정현, 김수온, 장성욱, 조시현, 진연주 △시인 김건영, 권민경, 박용진, 장우덕, 전호석, 조원효 △일러스트레이터 Abel, 그림소리, 링고, 이리 등

팀 이매망량은 소설가 이태형, 시인 김건영, 일러스트레이터 및 피규어 작가 Abel 이상 3인의 창작자와 포웍스컴퍼니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팀으로, 현재와 같은 엄격한 장르 구분이 생기기 이전, 틈새에 숨어있는 비현실적인 배경과 사건을 다루는 모든 이야기의 방식을 추구한다. 더 나아가 네 가지 도깨비를 뜻하는 팀명(?魅??)처럼 소설과 시, 그리고 일러스트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다원 장르를 모색하고 있다.

포웍스컴퍼니 개요

포웍스컴퍼니는 현재 에세이를 중심으로 하는 출판 브랜드 ‘시월의책’을 운영하고 있다. 그간 천상병 시인의 첫 시집 ‘새’와 박범신 작가의 에세이 ‘하루’, ‘힐링’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어떤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비현실적인 배경과 환상적 이야기를 추구하는 팀 이매망량과 의기투합해 금단의 마도서 ‘네크로노미콘’을 충실하게 재현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텀블벅 펀딩: www.tumblbug.com/weird1 웹사이트: www.forwc.com